*kbs라디오<강원국의 같은 말>은 그냥 듣는 데 2분~3분이고, 글로 옮겨 쓰는 데는 10분이 걸린다.
오래전에 예능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다. 글쓰기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프로그램이었다.
시청자들의 실시간 댓글이 화면에 뜨고 인기 순위도 정해졌다.
화면 가득히 노잼 노잼 노잼 도배가 되어 결국 꼴찌를 하고 말았다. 아무리 좋은 말도 재미가 없으면 꽝이라는 걸 그 때 절실히 깨달았다.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전달되지 않는다. 그런데 웃기는 말만 재미있을까요? 모르던 걸 알게 해 줘도 재미있다. 공감되는 말도 맞아맞아 하면서 재미 있어 한다. 관점이 새롭거나 해석이 기발해도 재미있다.
명쾌하게 정곡을 찌르는 말도 재미있다. 일화 에피소드를 잘 섞어도 재미있다.
의외의 반점이 있거나 통쾌해도 재미있다.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말은 거 참 재밌네 하며 감탄까지 자아낸다. 이렇게 재미있게 말하려면 말하는 게 재미있고 사는 게 재미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어떤가?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보면 저 친구 되게 실없어. 웃기는 녀석이네 하고 비웃는다. 웃음. 놀이. 재미에 제값을 쳐 주지 읺는다. 선진기업이 놀이를 권장하고 미국 대통령 연설 팀에 조크담당을 따로 두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들은 사람과 시간이 남아돌아서 재미를 추구할까요?
축구도 잘하고 말도 잘하는 안정환 선수가 말했다.
한국 축구가 세계 4강에 다시 오르려면 어렸을 적부터 축구를 재미로 해야 한다고. 애국심으로 하는 축구는 한계가 있다고.
그런 말도 있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창의와 창조는 엄숙함에서 나오지 않는다. 근엄하고 권위적일수록 즐겁지 않다. 저도 전전긍긍 안달복달에서 벗어나 여유와 재미를 찾으려고 한다.
말이 즐거우면 일상이 즐겁고 삶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재미 곁에 의미 있고 재미 위에 성과 있다. 노잼에서 여유로! 여유에서 유잼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