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학부모 상담 주간
시간에 색을 입히다
2025. 4. 7. 17:30
우리 학교는 학기 초에 학부모 상담 주간을 운영한다. 상시 상담으로 학부모가 원할 때 상담을 하는 학교도 있다. 그러다 보면 소극적인 부모들은 학교에 오기를 꺼려서 상담이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방문 상담 주간을 운영한다. 3월 한 달을 지내고 보니 교사도 학생을 어느 정도 파악했고, 학부모도 교사의 학급 운영 방식을 파악한 상태라서 서로 상담할 이야기가 생길 때이기도 한다.
매년 돌아오는 학부모 상담 주간이지만 교사들은 이 시기를 힘들어 한다. 학생들과 수업을 마치자마자 학부모 상담을 이어서 진행하다 보면 입에서 단 내가 난다고도 한다. 간혹 바쁜 부모들은 늦은 오후 시간의 상담을 원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부담스러운 것은 교사에게 부담스러운 내용의 상담을 해 오는 경우다. "내 아이는 내가 잘 아니 선생님이 함부로 재단하지 마세요. ", "내 아이는 귀한 아이이니 건들지 말고 하고 싶은 대로 놔두세요." 하는 식의 학부모를 만날까 하는 두려움이 있어서다. "내 아이는 왕의 DNA......"운운하는 학부모도 있지 않았던가? 이런 식의 민원은 누가 들어도 부담스럽다. 그런 부모를 위해 한국에서도 의무교육을 확대하여 '홈스쿨링, 가정교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면 교사는 학부모 상담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학부모 중에 면담을 원하는 경우가 있고, 전화 상담을 원하는 경우가 있고, 신청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나는 신청하지 않는 학부모일지라도 전화상담을 하도록 권유한다. 1년 동안 단 한 번도 학부모와 상담을 하지 않을 경우 학생의 주변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교사로서 학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서다. 학부모도 전화 상담을 신청해서 학생의 교육활동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담임선생님께 정확하게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 문서로 하지 못한 이야기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학부모 상담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학부모 상담을 앞둔 교사들은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약 20분간의 상담 시간을 미리 계획하고 준비하면 교사와 학부모에게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 교사의 준비
1) 면담 자료: 학습평가자료(진단평가, 수행평가, 형성평가), 행동누가기록 자료, 일기 검사,
숙제 검사, 수상기록 등
2) 학생기초 조사서 숙지 및 충분한 활용(가정환경, 아동특성 등)
3) 책상의 배치는 마주보고 앉는 것보다는 측면으로 앉도록 하면 서로 부담이 덜하다. 교사는 학부모의 대화를 기록할 준비가 되어야 한다. 학부모도 대화를 기록할 준비를 하고 참여하는 게 좋다.
나. 부모 맞아들이기
1) 편안하고 온정적인 눈맞춤, 악수, 정중한 인사, 자리 권하기, 음료, 차 권하기, 적극적 환영의 뜻
표현 → 교사의 편안하고 수용적인 태도를 학부모의 불편한 심경을 다소 누그러뜨리고 아동교육을
위한 협조자로서의 노력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2) 학부모가 찾아와 준 것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 → 교사도 학부모와 함께 학생을 위해 노력
하겠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게 된다.
다. 면담의 실제
1) 학부모가 오면 일어서서 정중하고 친근감 있게 맞이함
2) 자리에 비치된 학습지 모음과 게시된 아동의 작품, 사물함 등을 살펴보게 함
3) 면담 시작 ⇒ 학부모 이야기 충분히 듣기
(1학기는 학생의 정보를 파악하는 위주의 상담 진행)
4) 면담 시간은 15분 내외 정도 실시함(융통성 있게 실시)
5) 면담할 내용(예시-순서는 재편성 필요)
순 | 면 담 내 용 | 순 | 면 담 내 용 |
1 | 아동지도에 대한 의견 | 10 | 부모의 양육방식 |
2 | 가정에서의 아동 행동 특성 | 11 | 아동의 가정학습 조력자 |
3 | 아동의 성격 | 12 | 아버지의 자녀교육 관심 정도 |
4 | 아동의 여가활동 상황 | 13 | 교사나 학교에 바라는 점 |
5 | 저녁 시간의 활용 | 14 | 자녀의 장래 희망 |
6 | 아동의 건강 상태, 과거 병력 | 15 | 수면시간(자는 시간, 일어나는 시간) |
7 | 아동의 취미, 특기 | 16 | 아동의 식습관(아침 식사 여부) |
8 | 학원 다니는 상황 | 17 | 아동의 일상적인 생활 습관(자주성 여부) |
9 | 가정에서의 역할 및 책임감 | 18 | 교사가 꼭 알아야 할 사항 |
라. 부모 이해하기
1) 부모의 심경 들어주기, 구체적인 자료 제시, 장점, 가능성을 단점, 문제점과 함께 이야기한다.
교사의 균형 잡힌 시각은 부모의 불편한 심경을 누그러뜨려 주고 긍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제시
하기 때문에 부모가 더욱 협조적인 자세를 가지게 된다.
2) 수용적이고 진솔한 자세로 경청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고자 하는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마. 가족관계 이해하기
1) 학생이 속해 있고 학생에게 중요한 영향을 주고받는 가족 전체의 역동적 구조와 기능을 이해해야 한다.
바. 상담목표 설정하기
1) ‘학부모 상담을 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하려면 학부모 상담에서 무엇이 달성되어야
하느냐가 상담의 목표가 된다.
“저와의 상담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까?”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해보시겠습니까?”
“00와 아버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면 좋을까요?”
※주의할 점
- 부정적인 측면이 적어지는 쪽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아지는 쪽으로 상담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유도)
사. 학부모와 학생의 변화를 위해 적절히 개입하기
1)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의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개입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2) 부모로서 자신이나 자녀를 보는 관점의 변화를 위해 상황이나 문제에 대한 대안적 시각을 제공함
으로써 고착된 관점을 흔들어 놓고 긍정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계속되기를 바라는
행동과 특성 관찰하기→잘되고 있는 것 바람직한 것, 계속되기를 바라는 것을 찾도록 하면 긍정
적인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된다.
3) 부모가 자녀를 대하는 관계적 행동의 변화를 위해
- 학생을 대하는 새로운 부모 행동의 실험적 시도→학생의 변화를 유도하고 촉진하는 조력자로서
역할을 학부모가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코칭한다.
* 학부모 상담에 필요한 대화 방법을 소개한다. "어기역차"와 "원무지계"다
어: 어떤 이야기인지 잘 들어줍니다.
기: 기분을 이해해 줍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좋지 않은 감정이 생길 때는
역: 역지사지(공감) 해 줍니다. 이야기를 멈추고 심호흡을 해 봅니다.
차: 생각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원: 원하는 게 무엇인가요?(뭘 하고 싶은가요? 어떻게 달라지면 좋을 것 같나요?
무: 무엇을 해 보았나요?(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떻게 해 보았나요?)
지: 지금부터 무엇을 해야 할까요?(방법을 찾아봅시다.)
계: 계획을 세워 보자(지금부처 할 수 있는 것을 작은 것부터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보자)
기억해야 할 내용은 내가 맡은 학생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학생의 부모다. 그러므로 답은 부모가 갖고 있다. 그러니 담임교사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학생을 도울 2%의 방법을 안내하되, 선택은 학부모가 하도록 제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칭찬을 먼저 하고, 2% 모자라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은 뒷부분에 배치하는 것은 대화의 요령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학부모와 담임교사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을 끝까지 놓치치 않아야 한다. 학부모 상담의 목적은 학생의 학교 생활을 보다 원활하게 돕기 위한 데에서 기인했다는 점이다. 그 중심을 잃지 않는다면 학부모 상담은 잘 될 수 있다. 거기에 비법이 있다.